prologue 전 세계 역사와 문화의 백과사전이라고 불리는 <땡땡의 모험>.특히 <푸른 연꽃>은 단순성과 클리셰를 덜어내고 역사적 고증을 강화해 한층 높은 수준을 갖추었다 평가받는 작품입니다. 이처럼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에르제의 끊임없는 탐구 정신과 열정, 그리고 조력자 OOO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고 하는데요. 이번 포스팅에서는 중국의 역사를 사실성 높게 묘사하고자 매 순간 진심을 다했던 에르제의 작업 과정을 함께 살펴볼게요! 선양 사건과 만주사변 등1930년대 중국의 역사를 담아낸 <푸른 연꽃> <푸른 연꽃> 에피소드에는 1930년대 중국의 시대상과 역사를 다룬 장면들이 등장합니다. 일본인 무리를 수상히 여긴 땡땡은 아편굴에 잠입해 그들을 몰래 따라갑니다. 그곳에서 일본인들이 철도를 폭파한 후 중국 도적들의 소행이라고 신고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데, 이는 1931년 발생한 선양 사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. 당시 일본 군인들은 침략의 빌미를 마련하기 위해 남만주에 위치한 철도 일부 구간을 스스로 폭파한 후 중국에 책임을 전가했습니다. 만주사변의 도화선이 된 이 사건은 매년 9월 18일 중국에서 추모 사이렌을 울릴 만큼 중국 역사의 중대한 사건 중 하나이죠.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장면은 또 있습니다. 바로 땡땡이 본인을 잡으려는 일본인 미쓰히라토를 피해 상하이 내 외국인 거주 지역으로 이동하는 장면입니다. 1930년대, 일본을 포함한 많은 열강들은 중국의 일부 영토를 외국인 전용 주거 지역, 즉 '조계지'로 지정해 관리했습니다. 이곳은 중국의 법이 아닌, 영토를 관리하는 국가의 법이 적용되는 곳이었는데요. 외국인 거주 지역으로 이동한 땡땡이 본인을 일본에 넘기려는 경찰에게 그럴 권한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당시의 시대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. 타국의 역사를 스토리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에르제가 얼마나 많은 연구를 선행했을지, 작품을 향한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. 당시 유럽인들은 중국을 이렇게 생각했다고?!오해와 선입견을 숨김없이 드러내다 당시 많은 유럽인들은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. 땡땡이 중국인 ‘창총젠’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, 모든 중국인은 교활하다거나 반인륜적인 풍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등 대부분 부정적인 선입견이었죠. 중국의 문화와 사람에도 관심이 많았던 에르제는 이러한 오해를 회피하지 않았습니다. 오히려 유럽인들의 시각을 솔직하게 드러내 사실이 아님을 밝혔고, 무지를 핑계 삼아 어떤 나라와 문화도 희화화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죠. 그렇다면 에르제는 어떻게 이처럼 중국을 사실성 있고 섬세하게 묘사할 수 있었을까요? 에르제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준영원한 친구 창춘첸 ▴ (좌) 1934년 에르제, 아내 제르멘, 창춘첸 / (우) 1981년 창춘첸, 에르제 1934년, 에르제는 만화가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이 되어줄 귀인을 만납니다. 브뤼셀의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하던 중국인 예술가 창춘첸(Zhang Chongren, 이하 창)이 바로 그 인물입니다. 창은 에르제에게 중국의 문화와 예술, 더 나아가 정치적 흐름까지 상세히 알려주었습니다. 또한 붓을 사용해 스타일을 보다 완벽하게 만들 것을 권유하며 서예를 가르쳐주었다고 해요. 창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<푸른 연꽃>은 슬로건, 포스터 등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히 챙긴,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었답니다. 에르제는 작품에 많은 도움을 준 창을 투영해 '창총젠'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. 현실에서 에르제와 창이 깊은 우정을 나눴듯, <땡땡의 모험>에서 땡땡과 창총젠도 서로를 의지하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가죠. <푸른 연꽃>이야말로 에르제와 창의 우정을 기반으로 탄생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네요. 보다 완벽해진 <땡땡의 모험>그리고 에르제의 예술적 성장 훗날 에르제는 프랑스 작가이자 감독인 뉘마 사둘(Numa Sadoul)과의 대담에서 “<푸른 연꽃>을 작업하는 동안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다”고 말했습니다. 동시에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 책임감을 느껴, 땡땡이 머물렀던 나라와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동반되어야 함을 깨달았다고 하죠. 더 나은 작품을 위해 끊임없이 배움과 성장을 갈망했던 에르제의 태도는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뜻깊은 메시지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. 알고 보면 더 재밌을걸요!<푸른 연꽃> 상품 비하인드 살펴보기 ① 영문도서 - 푸른 연꽃 (초판 흑백 ver)<땡땡의 모험> 시리즈 중 9번째 에피소드까지는 흑백으로 그려 출간되었고, 이후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흑백 도서를 채색해 재출간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? 이 도서는 흑백으로 그려진 <푸른 연꽃> 초판본을 그대로 살려, 흑백의 조용한 아름다움과 에르제의 클리어 라인 기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도서입니다. ② 르 쁘띠 벵티엠 포스터 - #50 푸른 연꽃 <아편굴에 잠입한 땡땡><땡땡의 모험>은 정식 도서로 출간되기 전, 잡지 <르 쁘띠 뱅티엠>에 부록으로 실렸습니다. <푸른 연꽃>은 1934년 8월 9일부터 1935년 10월 17일까지 연재됐으며, 에르제는 총 40개의 <푸른 연꽃> 에피소드 표지를 제작했다고 해요. 이 포스터는 1934년 12월 13일 실린 표지로, 아편굴에 잠입한 땡땡의 모습을 그린 포스터입니다. 오늘은 전 세계 역사와 문화의 백과사전이라고 불리는 <땡땡의 모험> 에피소드 중 가장 걸작이라고 인정받는 <푸른 연꽃>을 다뤄보았는데요. 앞으로도 알고 보면 더 재미있고 유익한 <땡땡의 모험> 속 이야기들로 찾아오겠습니다. 그럼, 다음 편에서 만나요!